안녕하세요? 저는 아트스테이지(구 헤라아카데미) 53기 졸업생 고영은 입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 글로벌 트레이너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지사 지원들을 대상으로 K-beauty를 테마로 한 make-up 트레이닝이나 인터뷰, 워크샵 등을 하기도 하고, 국내에서는 제품 개발 참여, 브랜드 영상 제작, 룩이나 발색컷 촬영,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어요. 학원 졸업 후 M.A.C에서 근무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이후에는 메이크업 포에버 아카데미 전임강사로 일 했었구요. 그 후에 프리랜서로 잡지, 광고 등의 일을 하다가 이렇게 아모레퍼시픽의 부름을 받아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학원 졸업한 것 같은데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저는 원래 화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평범한 미대생 이였습니다. 고등학교 때 까진 스킨, 로션이 뭔지도 몰랐거든요. 1999년에 은행에 갔다가 차례를 기다리던 도중에 별 생각 없이 펼친 잡지에서 모 브랜드 신상품 광고를 보는데, 계시를 받은 것처럼 모델이 한 그 아이 메이크업이 너무 하고 싶은거에요. 매우 강렬한 스모키 메이크업이였는데, 초보자였던 저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주제였고 제품도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정말로 알아야 할 것부터 사야 할 것까지, 공부해야 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화장품을 사들이고, 잡지를 구독하고 커뮤니티들을 뒤지며 메이크업의 세계로 빠져들다 보니, 어느덧 내 얼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해주고 메이크업을 해주고 있더라고요. 대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라는 생각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고, 어느덧 그 꿈이 현실이 된 지금도 저는 변함없이 메이크업에 푹 빠져 있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서 당시에 타 학원들에 상담을 다녀보면서, 타 학원들이 지나치게 상업적이라고 느껴지거나, 정체불명의 제품을 강제로 팔기도 하고, 기본이 안 되어 있는 병아리 강사들로만 수업을 꾸려간다고 생각했었는데, 아트스테이지 아카데미 상담을 받고는 그런 고민들이 전부 사라져서 바로 등록을 했었습니다. 일단 오랜 기간 쌓아온 역사와 전통을 무시할 수 없었고, 제가 미술을 공부해서인지 기본이 충실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는데 탄탄하게 짜여져 있는 커리큘럼이 마음에 들었어요. 일을 하면 할수록 학원에서 배운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욱 깨닫게 된답니다. 졸업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진로 상담을 해주시고, 이끌어주시는 대표님,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도 저희 학원만의 강점인 것 같아요. 또한 학원을 다니는 동안에도 느꼈던 거지만, 졸업하고 나면 더욱 피부에 와 닿는 우리 아카데미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업계 구석구석에 뻗어있는 강력하고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라고 합니다. 진짜 10년 넘도록 뷰티업계에 종사하면서 다른 아티스트에게 어느 학원 출신인지 물어보고, 당당히 출신을 밝히는 아티스트들을 우리 학원 졸업생이 유일한 거 같아요. 그만큼 모두가 아트스테이지 메이크업 아카데미 출신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졸업생들간의 유대관계도 끈근하죠. 저도 일하면서 선배님들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었고, 제가 힘이 된다면 후배님들을 많이 도와드리려고 노력 한답니다. 

가장 즐거운 순간은, 늘 ‘지금’ 이 것 같습니다. 원장님께서 제게 “너는 10년이 넘도록 참 초심이 벼하지 않아서 무섭다.” 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다행히도 저는 아직도 이 일이 너무 좋고 즐겁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일이 즐거웠고, 지금이 너무 즐겁고, 앞으로 할 일 들도 너무 즐겁습니다. 물론 힘든 일도 많았습니다. 처음 들어간 매장에서는 매니저님께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했고, 프리랜서 시절 초반에는 적은 페이 문제로 인해 힘들기도 했고, 사기꾼을 만나 당했던 일, 잠도 못자고 쉬지 않고 일만 하느라 건강을 해치게 되는 일 등 힘든 순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직업을 바꿔야 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순간마다 제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 건 졸업을 하고, 퇴사를 하고도 종종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조언해주신 스승님들이셨어요. 저에게는 스승님들을 인생을 맡길 수 있는 영원한 멘토님들 이십니다. 학원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제가 ‘친정집’ 이라고 부를 정도로 소중한 곳이에요. 앞으로도 어떤 어려움이 와도 스승님들의 넓은 안목과 진심 어린 조언을 따라간다면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역시 기본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 직업은 눈으로 보이는 멋있는 부분도 많지만 보이지 않는 힘든 일도 정말 많이 있거든요.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꾸준히 쌓아온 실력이 오랫동안 이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올라간 계단은 그 다음 단계로 올라가지 못하고 결국 다시 내려오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학원에서 스승님께서 알려주시는 것들을 놓치지 말고 꼼꼼하게 배우세요. 연대 메이크업, 오페라 메이크업 등은 평소에는 많이 쓸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역사를 익히고 골격을 공부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헤어, 일러스트, 색채학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인성도 매우 중요합니다. 메이크업은 결코 혼자 하는 직업이 아니에요. 어떤 분야로 일을 하든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늘 먼저 돕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세요. 개인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아니라면, 메이크업은 일종의 서비스직이기도 합니다. 받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나의 평가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센스를 익힌다면 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마지막으로, 가능하다면 계속 공부하시고, 학업을 소홀히 하지 마세요. 단순히 메이크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언어가 된다면 일할 수 있는 분야가 훨씬 넓어지게 되고요. 메이크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지식이 있으면 보다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저도 대표님과 원장님의 조언을 듣고 몇 년 전에 석사를 따게 되었고, 제 커리어를 다지고 다양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이는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박사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늘 챙겨주시고 보듬어주시고 ㄷ와주시는 대표님과 스승님들, 선배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학원 다니던 시절에 장난처럼 “언젠가 졸업생 인터뷰를 요청받는 멋진 선배이자 아티스트가 되도록 노력 할게요.” 라는 말을 드린 적이 있는데 정말로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니 감개무량하네요! 아직은 온 길보다 갈 길이 더 먼, 한참 더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 저이기에, 10년 후에도 변함없이 초심을 잃지 않는 좋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후배님들도 이 필드에서 마주친다면 꼭 즐겁게 같이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후배님들! 파이팅!